"야!! 이 새끼야~ "

화를 참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때는 1986년 대학 1학년,

기말고사 시즌이었다.

시계는 10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험 시작은 오전 11시다.

시험준비가 부족해서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전날 본 시험을 완전히 망쳤다.

오늘 시험에서 만회해야 했다.

몰입해서 요약노트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다.

뒤에 앉은 친구가 내 등을 꾹 찔렀다.

"장난하지 마라. 나 지금 바쁘다"

나는 약간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잠시 후에 또 내 등을 좀 더 세게 꾸욱 찔렀다

"야!! 하지 말라니까~"

나는 짜증이 나서 좀 더 큰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야! 이 새끼야!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나는 뒤돌아서면서 크게 소리쳤다.

친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매우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난, 네가 아침 안 먹었다고 해서

김밥 먹으라고 한 건데.."

친구는 나를 걱정해서

자신이 싸온 김밥을 주려고 했던 거다.

이럴 때 이런 표현이 딱 맞겠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그때 상황이 딱 그랬다.

그 뒤로 친했던 그 친구는 나를 멀리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친구의 마음은 나를 떠났다.

좋은 친구를 잃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죄책감으로 살아야 했다.

"친구야 왜? 나 지금 바쁜데"

만약 그때 화내기 전에 이렇게 물었다면...

내 삶을 돌이켜보면

1초의 화를 참지 못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많이 했다.

얼마 전에 뉴스 기사를 봤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 기사였다.

윗집과 아랫집에 다툼이 있었다.

그동안 서로 층간 소음 문제로  

여러 번의 싸움이 있었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날 화가 참지 못한 남성이

위층에 사는 40대 부부를 살해한 사건이다.

요즘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사건 사고 기사를 어렵지 않게 본다.

평범한 사람들이 한순간의 욱하는 감정이

폭발하여 끔찍한 일이 생긴다.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

요즘 신문에 나오는 폭력 사건을 보면서

떠오르는 문장이다.

정말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가

맞는 말일까?

정말 그렇다.

화가 날 때 감정대로 반응하지 말고,

딱 1초만 참아보자

그리고 1초 동안 눈을 감고,

딱 한 번의 심호흡을 해보자.

해보면 안다.

이 행위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를.

욱하는 감정대로 내 화를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후련할까?

잠깐은 후련하겠지만,

그 뒤에 상황은 대부분 후회한다.

"아, 참았어야 하는데, 이를 어쩌지"

만약 1초의 심호흡으로 화를 참으면

대체로 이런 생각을 한다.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하길 잘했다.

화를 냈으면 엄청 후회할 뻔했어.

정말 다행이다"

요즘 사는 게 팍팍하다 보니 예민해져 있다.

자영업자는 붕괴되고

직장인은 조기 퇴직에 내밀리고,

대학 졸업생들은 취업을 못해 방황하고,

중년들은 막막한 은퇴준비로 괴로워하고,

노인들은 빈곤과 외로움에 힘들어한다.

모두가 힘들고 예민해져 있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분노조절장애를 겪는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분노하고 폭발한다.

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모든 화는 밖에서 생기는 게 아니다.

내 안에 감정이 밖으로 폭발하는 거다.

외부에서 어떤 자극이 오든,

그에 대한 감정과 행동의 선택은 온전히 내 몫이다.

외부의 자극에 바로 반응하지 말자

딱 1초만 멈추자.

그리고 딱 한 번의 심호흡을 하자.

이 행위가 나를 진정시켜준다.

내 안의 폭발하는 감정을 눌러준다.

기억하자!

딱 1초.

딱 한 번의 멈춤.

딱 한 번의 심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