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컨설팅 일을 하며 하루에 2명 이상을 마주한다.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이지만,
상대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상담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질문을 통해 고객의 여러 가지 상황을 알 수 있다.
가족 사항, 성향, 직업, 향후 목표,
원하는 것, 현재 고민과 걱정 등등
내가 하는 일은 개인의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드린다.
물론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일부라도 해결해 드릴 수 있어
내 일을 좋아한다
그러고서 며칠 뒤..
내 직업을 좋아했었는데,
부끄러운 일이 생겼다.
:: 엄마의 생일선물 그리고 약봉투
올 2월 중순에 엄마의 생신이 있었다.
"이번 생신 때는 어떤 선물을 해드릴까?"
며칠 동안 생각했다.
아무래도 엄마가 원하시는 선물이
좋을 것 같아서 직접 여쭈었다
"엄마, 이번 생일 선물 뭐 받고 싶으세요?"
"생일선물? 에이~ 안 해도 돼~~"
"말씀 안 하시면 내가 알아서 사요.
그러니까 말해주세요"
"음.... 그럼 예쁜 색의 목도리"
다음날, 목도리를 찾아봤다.
그렇게 예쁜 것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엄마가 좋아하는 예쁜 색이 뭐였지?"
내가 50대 중반이 되도록
엄마가 좋아하는 색을 잘 모르고 있었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반백년을 살면서,
엄마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구나.."
엄마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가장 좋아하는 색은 뭔지?
가장 친한 친구분은 누군지?
요즘 어떤 드라마를 가장 좋아하는지?
지금 몸이 아픈 곳이 있는지?
지금 가장 고민이나 걱정은?
......
한 달 전, 또 한 번 반성할 일이 생겼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이것저것
잡다한 것을 담아놓는 바구니가 있다.
바구니 구석에 끼어 있는 약 봉투를 우연히 발견했다.
"엄마~ 이 약은 무슨 약이에요?"
"응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긴요.
안 알려주시면 제가 약국에 가서 알아볼 거예요"
"응, 사실은 한 달 전부터 잠이 잘 안 와서..
잠 잘 오는 약이야"
"엄마! 근데 왜 말을 안 했어요?"
(나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별거 아니야.. 괜찮아질 거야"
잠을 잘 못 주무신 것이
한 달이나 되었는데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보니 요즘 엄마의 안색이 안 좋았다.
그날은 하루 종일 가슴에 큰 돌을
얹어 놓은 것처럼 마음이 답답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무관심했다.
나는 상담, 컨설팅으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 주는 일을 한다.
그런데 정작 가장 소중한
어머니의 고민은 해결은 커녕
묻지도 않았다.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사업하는데 바쁜 내가
혹시나 신경 쓸까 봐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신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엄마와 아버지 산소에 간다.
차 안에서 엄마에게 질문을 할 거다.
질문의 수는 100개다.
함께 살면서 놓쳤던 사소하지만
중요한 질문들을..
지금 10개의 질문을 적어놓았다.
90개의 질문을 찾아 적으려 한다.
100개의 질문으로
엄마를 좀 더 이해하고 싶다.
질문의 수만큼 엄마를 더 잘 알고 싶다.
"엄마~ 귀찮겠지만,
제가 하는 100개의 답변 잘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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