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해줄 말이 많을수록, 먼저 삼켜야 할 한마디
“요즘 회사가 좀 힘드네.”
아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대답이 만들어진다.
어딜 가도 다 힘들다.
그래도 참고 다녀야 한다.
그럴 때는 이렇게 해봐라.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는 말이다.
나도 그 시간을 지나왔으니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게 해주고 싶다.
그런데 대답을 다 듣기도 전에
아이가 말을 접는다.
“알았어. 그냥 해본 말이야.”

자식이 어릴 때는
답을 알려주는 일이 많았다.
길을 건너는 방법,
아픈 곳을 돌보는 방법,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
그때의 습관이 오래 남아서
다 큰 자식의 이야기 앞에서도
자꾸 답부터 찾게 된다.
그러나 그 아이가 전화를 건 이유가
언제나 방법을 몰라서인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았는데
마음이 지쳐 있었을 수도 있다.
누가 내 편에서 잠깐 들어주었으면
하는 날이었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누군가 옳은 말만 해주는데
이상하게 더 외로워지는 날.

다음에 비슷한 말을 듣는다면
대답 전에 한 번 더 물어보면 좋겠다.
“어떤 일이 제일 힘들었어?”
해결책은 잠시 뒤에 꺼내도 된다.
끝까지 듣고 나서
함께 방법을 생각해볼지 물어도 된다.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내가 살아온 때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 차이를 바로 고쳐야 할 문제로 보기 전에
그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조금 더 들어보자는 것이다.
듣는다고 해서
모든 선택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생각도 차분히 말할 수 있다.
다만 내 생각이 들어가기 전에
아이의 마음이 먼저 나올 시간을 주는 것.
그것만으로 대화의 표정은 달라질 수 있다.
평생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았던 당신이
오늘은 잠깐 말할 자리를 내어준다.
답을 못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가 더 소중해서.
단희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