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82년 살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었어요?"

"음... 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단다."

"체력이 약해져서 요즘은

좋아하시는 여행도 맘껏 못 가시는데도,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물론 그건 그렇지만,

내 마음만은 항상 자유롭고 즐거워"

"마음이 자유롭고 즐겁다고요?"

"응, 그냥 좋은 생각만 해.

그럼 행복해져"

어제, 어머니와 나눈 대화이다.

여행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노쇠했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그 어느 시절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했다.

마음만은 젊은 시절보다

더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엄마의 마음이 가는 곳은

행복하고 편안한 곳이었다.

육체는 어쩔 수 없지만,

내 마음은 나의 자유의지로

통제할 수 있다.

좋은 생각, 즐거운 생각만 하기로

마음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엄마가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한 이유이다.

이제 내 나이 58살이다.

내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인데,

몸은 중년의 몸을 넘어 노년의 몸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체력도 순발력도 기억력도

활력도 예전보다 못하다.

그런데 난, 지금이 참 좋다.

왜일까?

그 이유는 내 마음에 있었다.

내 마음은 20대, 30대, 40대 보다

더 자유롭고 편안해졌다.

그 동안 나를 구속했던 세상을,

사람을, 일을, 가족을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조금씩 더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하다.

그동안의 내 인생은 논쟁하고, 싸우고,

경쟁하고, 비교하고, 욕망하는 삶이었다.

그래서 항상 긴장하고,

힘들고, 행복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라.

"삶과 죽음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가?"

"내 이름, 수명, 부모, 형제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가?"

"내 집의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걸 통제할 수 있는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가?"

"삼라만상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가?"

어찌 보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나 내가 죽는 그날까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마음"이다.

내 육체는 점점 노쇠해 가지만,

그 육체 안에 있는 내 마음은

항상 자유롭다.

내 마음은 죽는 그날까지

자유로울 것이다.

내 책상 뒤에는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그 액자에 다섯 글자가 쓰여있다.

내가 매일 여러번 읽고 쓰는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그렇다.

모든 것은 오직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신에게 감사한다.

나이가 들어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마음'이라는 선물을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