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5천 명"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숫자이다.

치매 환자 다음으로 가장 흔한 질환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TV에서 본

파킨슨병 환자를 보았다.

파킨슨병에 걸린 60대 중반 남성의

안타까운 삶을 들여다보자.

↑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입니다.

내가 본 영상에서는 한 남자가

매우 빠른 발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께서 참 건강하시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충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활기차게 걷던 그는 병원 현관 입구에서

발걸음이 갑자기 확 달라졌다.

그 짧은 시간에 그의 몸은

급속하게 경직과 마비가 오면서

결국 걷지 못했다.

결국 그는 병원에 있는

휠체어에 의지해서 이동해야 했다.

그가 잠깐 동안 걸을 수 있었던 건,

특별한 약을 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약의 효과도 짧았고,

약을 먹을수록 내성이 생겨 약효는

점점 더 줄고 있었다.

그의 하루 하루는 파킨슨병과의

목숨을 건 치열한 전쟁이다.

몸에 경직이 일어나면 말도 몸도 정신도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다.

다른 고통도 고통이지만,

호흡을 편안하게 할 수 없다.

우리가 단 몇 초라도

숨을 제대로 못 쉬면 어떨까?

상상하지 못할 만큼 힘들 것이다.

그런데 그에겐

이런 엄청난 고통이 일상이다.

이때 그가 찾는 것은 강력한 효력이

잠깐 생기는 특별한 약이다.

약을 먹은 뒤에 효과는

약 1시간 30분 후에 나타난다.

그럼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상태가 된다.

안타까운 건,

몸을 움직을 수 있는 시간도

고작 50분 정도만 허락된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가장 중요한 일부터 시간을 쪼개서

아껴 써야 한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장실에 가야 한다.

왜냐하면 약효가 떨어지면

대소변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변도 변비 때문에 금방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서 10~20분을 보내다.

주어진 50분의 상당 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낸다.

그다음에 그가 하는 것은 운동이다.

왜냐하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계속 줄어 들어

더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나머지 시간을 근력운동을 하며

죽음의 공포를 기다린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꿈만 같은

소중한 50분이 지나가 버린다.

그 다움은 상상하기 힘든

긴 고통의 시간이 다시 찾아온다.

약을 자주 먹고 싶지만,

하루에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

그리고 내성이 생겨서

점차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그는 약에 의지해서 하루에도

몇 번을 살았다 죽었다를 반복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불평, 불만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불평, 불만도

그에게는 꿈만 같은 소원이다.

숨쉬기, 잠자기, 대소변 보기,

말하기, 걷기, 밥 먹기, TV 보기 등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그의 처절한 자유시간 50분.

TV 속의 그를 보면서,

내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그의 앞에서는 먼지보다도 작은

불평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걸.

누구에게는 일상이,

누구에게는 기적이고 천국이란걸.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은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는 걸.

내가 잊고 있던 모든 것, 모든 상황이

감사이고 축복이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