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창문 틈 사이로 들려오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

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었다.

시원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아~ 상쾌하다"

이 말이 저절로 내 입에서 나왔다.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우산을 쓰고 집 근처 둘레길을

비와 함께 천천히 음미하며 걸었다.

길가에 있는 이름 모를 들풀과

들꽃들이 참 예뻤다.

가로등 아래에서 걸음을 멈추고

쭈구리고 앉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참 신비롭다. 경이롭다. 아름답다.

그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핸드폰을 꺼내서 다양한 각도에서

숨어있는 아름다운 장면을 찾아서

한참 동안 찍었다.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거의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찍는다.

내가 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이유는

눈으로만 봤을 때는 보지 못한 장면과

놓쳤던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찍어보고 반대로

아주 가까이서 찍어본다.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다양한 시각을 변화시키면서 찍는다.

사진을 찍을 걸 하나씩 보면

그냥 눈으로만 봤을 때는

몰랐던 세상을 볼 수 있다.

그 세상은 신비롭고 경이롭고 아름답다.

매일 보는 잡초.

그냥 하찮은 잡초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가까이 다가가 서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하면 달라진다.

그 작은 잡초에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 간의 관계도 그렇다.

내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상대를 보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상대의 단점만 보려고 하면,

그가 싫어질 것이다.

상대의 장점만 보려고 하면 ,

그가 좋아질 것이다.

이왕이면,

상대의 단점이 아니라

숨은 매력을 찾아보면 어떨까?

"아~ 이분이 이런 매력이 있었구나."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었구나"

"오~ 이런 능력이 있으셨구나"

내가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의 책 중에

'별처럼 꽃처럼'이 있다.

3년 전, 이 책을 보면서

유독 내 눈길이 머문 두 개의 시가 있다.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인연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그렇다.

사람의 장점을 찾으면,

우선 내가 가장 먼저 즐겁다

내가 즐거우면,

그 모습에 상대방도 나를 좋아한다.

그럼 서로가 즐겁고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로 힘들어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어렵지 않다.

사람의 단점보다

숨어있는 장점을 찾아보자.

그럼 인간관계에서든 비즈니스에서든

모든 것이 술술 풀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