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뭐가 그리 좋을까?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이는 모래만 있어도 혼자서

온종일 재미있게 논다.

얼마 전 TV에서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아빠와 놀이동산에 가기로 약속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빠가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 내일은 다 함께 놀이동산에 가자"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의 반응이

매우 인상 깊었다.

아이는 놀이동산에 간다는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집안 여기저기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면서 좋아했다.

기쁨의 탄성도 질렀다.

자신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출했다.

'제임스-랑게 이론'을 아는가?

'신체적 변화를 지각한 후에

정서적 경험이 이루어진다'라는 이론이다.

좀 쉽게 설명하면

울기 때문에 슬프고,

때리기 때문에 화가 나고,

떨기 때문에 무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도 제임스-랑게 이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오히려 줄어드는 게 있다.

바로 '내 감정에 대한 표현'이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성인이

아이들보다 감정 표현이 서툴다.

강의를 10년 넘게 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성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확실히

자신의 감정표현을 잘한다.

여성들이 확실히 잘 웃는다.

리액션이 좋다.

그렇게 얼굴과 몸으로 표현한 덕에

기쁨은 더욱더 커져간다.

몸으로 표현한 것이 감정으로 연결되어

더 행복하고 기뻐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 전에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자리에 앉아서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하나같이 굳어있는 표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내릴 역에 도착할 즈음,

출입구 문 앞으로 걸어가 섰다.

유리에 비친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놀랬다.

무심코 본 내 얼굴 표정이

심하게 굳어 있었다.

앞에 앉았던 사람들을 보며

얼굴이 굳어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바로 그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서

의식적으로 밝은 표정을 지어보았다.

사무실에 돌아온 후,

놀이동산에 간다는 말에

기뻐한 아이가 생각났다.

기뻐서 깡충깡충 뛰는

아이의 해맑은 모습이.

나는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내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직원들이 모두 식사하러 나가고

혼자 있을 때,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펼쳤다.

배고픔을 채워줄 맛있는 음식이

내 앞에 있었다.

아이처럼 먹을 음식을 앞에 두고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처럼 깡충깡충 뛰어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 기쁨이

더 커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혼자 마음껏 웃어보았다.

나는 그날 알았다.

간단한 동작 하나만으로도 단 1초만에

더 행복하고 기뻐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어렸을 적에 그렇게 해왔다.

단지, 성인이 되면서 잊고 지내왔을 뿐이다.

이제 난, 모든 행복과 기쁨 앞에서

온몸으로 표현하며 살고 싶다.

그동안 내 안에 꽁꽁 숨겨놓았던

감정, 표현, 표정들을 끄집어내고 싶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깡충깡충 뛰면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리라.